선생의 이름은 지상(趾祥)이요 자(字)는 공린(公麟)이시니 소송강(松崗)인공 문벽(文璧)의 아들이시다。선생께서는 천성이 비범하셨고 용모가 단정 중후하였으며 기상이 청명 특수하시었으니 이(齒)는 푸르고 수염은 붉었으며 눈썹과 눈은 빛이 나서 세상사람이 아닌 듯 하였다。일찍이 가정의 교훈을 이어서 학문에 뜻율 독실히 하셨고 장성함에 이르러 도산(陶山) 이의준(李宜俊)의 문하에서 공부하시매 나이 二十에 이르러 드디어 큰 선비가 되시었으나 평소의 뜻이 고상하여 세상에 숩어 살아 빛을 감추시고 과거에 뜻을 두지 않고 오로지 성리학(性理學)에 마음을 두사 몸소 헛된 책들을 물리치고 외우고 간직하시매 정통치 않음이 없게 되었다。 이에 이공께서 일찍이 이르기를 인모(印某)ᅳ는 나의 두려운 벗이라 하였다。평생을 지조를 삼가하며 다듬어서 행하매 옛 성현을 생각하여 세속 선비를 닮지 않음이 있었으나 당시의 선비나 벗들이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천성이 지극히 효성스러워서 조심하고 부드러운 낯빛으로 부모에게 문안드리고 입맛에 맞게 봉양하여 조금도 태만치 않으시매 온 고을이 가법이 있다고 칭송하였다。학생들을 가르치심에도 처음부터 반드시 소학 책을 주어서 먼저 실행케 한 뒤에 각각 그 재주에 따라 독실히 가르쳐 이로 인하여 이루게 하시니 제자에 빛나는 행실의 선비가 많은 것이다。평소 한가이 계 실 때에도 정신을 가다듬어 남과 함께 헛되이 노시기릍 좋아하지 않으셨고 오직 어버이를 봉양하고 선조를 받들며 후진들을 가르침으로써 업올 삼아 분수 지켜 도(道)에 즐겼으며 노년에는 자연을 즐기시면서 한가히 지내셨다。 슬프도다! 선생께서는 군자(君子)이시며 은둔(隱遁)하신 선비이시다。 내가 일찍이 선생님의 문하에서 공부하여 선생의 큰아들 영세(榮世)와 함께 서로 벗하였으니 그는 좋은 사람이었고 또한 어질고 효도의 행실이 있었으나 불행히 일찍 갔으니 선생같은 덕을 어찌하여 하늘이 오답하지 않았는가? 이것은 옛날 백어(伯魚)와 안연(顏淵)의 일찍 죽음과 비교한건데 또한 그러함이 있었음을 이에 내가 의심치 않는 바이다。 선생께서 작은 아들 영국(榮國)이 있으니 그 학식과 덕행(德行)이 진실로 선대의 휼륭함을 후일에 이어 나갈 것이다。선생께서 돝아 가신 뒤에 공경히 실적을 적어서 쓰는 바이다。 서기 一八六四년 갑자 월 門生 進士 韓耋仁 謹狀